한민수 기자
입력 2022.04.18 08:21 수정 2022.04.18 08:21
아디포넥틴 기전 세계 첫 사람 임상
동물서 혈당저하 및 체중감소 확인
엔큐라젠은 '(PEG)-BHD1028'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2형 당뇨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엔큐라젠은 인체 내 수호 천사로 불리는 아디포넥틴이라는 호르몬과 그 수용체의 기능 및 구조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혁신신약(First-in-Class)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정부의 'BIG3 혁신분야 창업패키지 지원사업' 및 안양시의 'Blue 100'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디포넥틴은 인체에서 인슐린 저항성 완화, 지방산 산화를 포함한 주요 대사 조절과 항염증 등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EG)-BHD1028은 아디포넥틴 호르몬의 유사체로 개발됐다. 아디포넥틴 수용체와 결합해 아디포넥틴과 유사하게 다양한 신호 전달체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2형 당뇨병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식욕이나 음식 섭취량에 변화가 없는 체중 감소 및 혈당 저하 효능을 동물모델에서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김브라이언 엔큐라젠 대표는 "아디포넥틴 기전을 기반으로 하는 2형 당뇨 치료제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체 임상(FIH)을 시작하게 됐다"며 "연구 과정에 보여준 약물의 작용 기전과 안전성 및 효과가 이번 임상에 반영돼,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제2형 당뇨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체 당뇨 환자의 95%에 해당하는 2형 당뇨는 인슐린 분비 부족을 발생하는 1형 당뇨와는 다르다. 비만이나 지속적인 고지혈증, 고혈당 같은 불균형적인 대사 이상 등에 의해 점진적으로 증가한 인슐린 저항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승인된 2형 당뇨 치료제는 혈당 분비 저해제, 인슐린 분비 촉진제, 혈당 흡수 저해제, 인슐린 분해 저해제 등 증세 완화를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2형 당뇨의 원인과 질병 형성의 경로인 인슐린 저항성 형성 과정의 조절(Disease Modification)을 통해 치료하는 의약품은 없는 실정이다.
엔큐라젠에 따르면 2형 당뇨 환자의 혈중 인슐린은 정상인보다 매우 높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정상적인 혈중 인슐린량으로는 대사 작용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인슐린 분비에도 지속적으로 고혈당이 유지되는 2형 당뇨로 발전하게 된다. 장기간의 과도한 인슐린 생산 및 분비는 췌장 세포의 사멸을 초래하고,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을 능가할 수 있는 더 많은 인슐린 투여 치료에 의존하게 된다. 아디포넥틴은 여러 연구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2형 당뇨 환자의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는 건강한 사람 대비 20~60%에 그쳤다.
2019년 세계 2형 당뇨 환자는 4억6300만명으로 추정된다. 2030년에는 6억명, 2028년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큐라젠은 2형 당뇨 치료제 외에 현재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안구 건조증, 치매 및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한민수 기자